BOOK2011/05/03 23:25


6년째 아침저녁으로 디딜 수밖에 없어온 구로디지털단지 3번 출구에
드디어 빅이슈 등장.
출퇴근시간 유동인구로 따지면 꽤 괜찮을 이 자리에 김밥 떡 샌드위치 주먹밥 등과 그 외
온갖 찌라시들이 촘촘히 자리하는 동안 빅이슈가 시작되지 않는게 때로 궁금했던차였다.


이틀째인것 같은데
오늘 아침 뒤에서 밀려 내려오는 인간이 평소보다 좀 적기에
재빨리 3천원을 꺼냈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몹시 반가와하시는 빅판 아저씨의
"아...드디어 하나다.."  라는 감격에 겨운 의외의 대사.

본의 아니게 마수걸이를 해드린 것. 흠;; 이틀째에 말이지.
(아저씨의 어조가 '오늘처음'으로 들리지 않았던건데, 혹시 첫날 여기서 빅이슈 구입하신분 제보 부탁ㅋ) 

계단 바로 아래라서 사람들이 밀리니 오히려 사기가 좀 힘들어요. 조금 비껴 계시는게 나을것 같아요.
마수걸이 당첨자의 책임인양 팁을 좀 드리고
그렇게 어쩌다보니 구디단 3번출구 빅판 아저씨의 역사를 함께 해버렸다.


음. 어쨌든
빅이슈에 궁금했던걸 해결하게 된 것이 기쁜데,

뭐,,
취지를 알고 있고, 취지에 동의하고, 절망을 의지로 또 실천으로 옮긴 그분들의 희망에 도움도 되고 싶고.
하여, 처음 손에 잡히는 두께가 '음...삼천원씩이나...하는데..' 스럽긴 했지만.
보통의 시사 격주간지가 심어놓은 가격대비 부피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초가 있었으니 패스.



정독하는데 한시간 쯤 걸렸다. (보통 사람들보다 좀 느림)
소감은 크게 세 가지.


1.
아, 이건 너무 착하잖아! 아 적응안돼 T.T
그간 난 정말 나쁘고 독하고 강한 텍스트에 내성이 생겼구나.
나도 한때는 좋은생각, 샘터 이런거 보던 사람이라규.
꾸준히 보면 순수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겠어.


2.
열다섯 장 남짓하지만 글로벌한 책이다보니 정말로 꽤 위아더월드가 느껴져!


3.
취지 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홈리스의 자활과 연관된 꼭지가 꽤 있구나.
고작 한 권으로 확언할 수 없고 꼭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이건, 어쨌든 굉장히 의외였다.
삼천원 책값 중에 1600원이 빅판들께 간다. 그리고 그 중 50%를 저축해야 한다는 빅판이 되기 위한 약속이 존재한다.
("판매하면서 고개를 당당히 든다"라는,  나도 본디 태어날땐 착했던게 분명하다고 느낄만큼 짠한 선언도 있다.)

이 정도가 책의 앞뒤에 씌어 있으면, 책을 살 때마다 이게 그들을 돕는 착한짓이기도 하다는 칭찬을 스스로에게 퍼부을 수 있다.
그리고
책장을 펼치고부터는, 이 읽는 행위까지  홈리스들을 돕기 위함이라는 생각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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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뽕

    요즘 디지털단지역에 아저씨 한분이 까치발까지 들어가며 뭔가를 팔고 계시던데, 그 뭔가가 이거였군요. 음악듣고 출근 하는지라 뭐라고 소리치시는데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가끔은 세상의 소리도 들어야겠군요. 그분의 눈빛이 생각나네요. 물건파시는데 참 열정적이시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간절함이였군요.

    2011/05/04 10:15 [ ADDR : EDIT/ DEL : REPLY ]
    • 빅판수칙 3 : 빅판으로 일하는 동안 미소를 지으며 당당히 고개를 듭니다.

      함 사보셔~^^

      2011/05/04 15:45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