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의 원작 소설은,
코맥 맥카시에게 따라 붙은 '퓰리처' 따위의 묵직한 수식 때문에 이거 재미부족이라고 대놓고 말하질 못했으나ㅋㅋㅋㅋ 그래,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으로도 묘사는 어찌나 지독시리 충분한지 그 활자들을 머리속 영상으로 조립하느라 피곤할 지경인데다, 헤모글로빈 돋는 표현들은 핏빛 표지를 배신하지 않아 흡족한데도,
영화의 도움 이전에 소설부터 봤더라면 어느 정도의 흥미였을까, 나는 과연 소설속 안톤쉬거에게서 이런 차원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을까를 판단키가 어려웠으니 어쨌거나 전체적으로 영화 만큼의 재미는 없었다고.
그래서 더욱, 이런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닐까 싶은 소설을 가지고, 영화역사상 최고로 호러블한 전대미문의 절대악 캐릭터 안톤 쉬거를 '가시적'으로 창조하옵시고 아멘, 부적절한 단발머리가 얼마나 섬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시었으며, 악당과 도망자가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월매나 살벌하게 무서운 추격씬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옵신 코엔형제에게 또한번 그저 기립하여 박수치며 할렐루야를 부르짖었던 것이다.
으악! 오늘밤 꿈에 나올것만 같아!!!!!
코엔형제는 인터뷰에서, 안톤 쉬거의 이 헤어스타일은 70년대 어느 사창가의 바에 앉은
한 남자의 사진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 했었다.
코엔형제는 인터뷰에서, 안톤 쉬거의 이 헤어스타일은 70년대 어느 사창가의 바에 앉은
한 남자의 사진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 했었다.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의 원작 소설.
겨우 스무장 정도의 이 이야기가 영화와 고스란히 겹치다니 놀랍다.
정말이지 그 대작의 원작이 단편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 분량에 130분 영화를 아주 잘 압축해놓았다. 아니지, 영화를 아주 잘 늘렸다. 아 그것도 아니지, 영화는 영화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적당하게 간결한 분량이다.
거의 30분이면 읽어버리는 원작 소설로, 개봉날 아침 회사도 띵구고 동네 극장에 처박혔던 수년전 그날이 생생해질 정도로 또다시 몰입했고, 글자로 된 애니스와 잭 역시 새로운 떨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영화 속의 죽은 잭, 겨울 브로크백의 첫만남을 고스란히 새기고 있는 셔츠에 얼굴을 묻으며 흐느끼던 애니스, 그리고 영화 밖의 죽은 히스레저가 뒤죽박죽되어 영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통에 거의 눈물이 핑 돌았다.
+
대부분의 영화속 동성애가 실제와는 달리 미남미녀 배우를 택함으로써 일차적인 완충을 시도하듯,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할이 소설 속 애니스와 잭보다 훨씬 잘생긴 건 그런 당연한 이유일거다. (소설속 잭은 뻐드렁니여서 4년만에 재회한 그들이 키스할때 애니스의 입술이 찢어진다)
창작물 속 동성애의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미남 미녀라는 것이 동성애에 대한 환상을 부추긴다지만, 어디 이성애는 안 그런가. 사회적 약자로 분하는 소지섭, 임수정이나 김태희, 이병헌의 얼굴을 한 비밀요원의 존재는 어디 현실적인가 말이다.
적어도 같은 기준을 가지고 리얼리티를 추구하자고.
+
이 책은 애니 프루(Annie Proulx)의 단편 11작품을 모은거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고작 스무장의 글에서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곤 상상하기 힘들었기에, 뭔가 잭과 애니스는 절대 등장하지 않을듯한 첫번째 단편에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다.하하;;
음, <쉬핑뉴스 the shipping news>도 이 작가의 소설 원작이군.
이 책속 다른 단편들도 꽤 좋다. 퓰리처 맥카시보다 못할것 없어 보이는데 말이지.
![]()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사피엔스21 |
![]() |
브로크백 마운틴 - ![]()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Media2.0(미디어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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