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지독시리도 제대로 상징하지 못한! 이상한 포스터
이 걸작이 가진 두가지 대표 이미지.
첫장면의 날리는 장미빛 스카프, 주 이야기의 마지막인 꿈에 나올까 무서운 바로 그 얼굴!!!!!
이 요상한 댓구에는 클로즈업된 얼굴 윤곽이 공통으로 쓰였는데, 유리위에 보란듯 일그러진 죽은 얼굴 못지않게 스카프가 씌워진 채 숨을 쉬어대는 살아있는 얼굴도 섬뜩하다.
이건 도저히 순탄할 수가 없는 얘기야!라는 각오를 하게 한단말이지.
기차 난간에 매달리는 막동을 봄과 동시에 비극적 결말이 이미 시작됐음을 온 말단으로 느껴버리게 되는 희한한 영화.
신호위반 계란트럭이 찔러준 코묻은 돈 떼먹고 튀는 경찰차를 거꾸로 쫓으면서 “빽차 오른쪽으로!빽차 오른쪽으로!”를 방송해대는 발랄하기 짝이 없는 시퀀스에 깔깔 웃는 순간에도 전혀 희석되지 않는 극단적인 비극의 기운. 아...이 드럽게 우울한 폭소.
솟아오르는 삘딩만큼 나는 땅속으로 꺼져가는 젠장할 군대 밖 세상. 이게 세상탓 하면 패배자로 찍히는 자본주의라지?
결국 막동이의 꿈은 막동이 없이 이루어졌다. 없이도 잘도 이루어졌다. 끈끈했던 가족들은 의외로 행복하다. 정말 잔인한 세상이군. 심지어 그렇게 실현된 꿈속에 태곤이 들어와도 가족은 영향받지 않으며 토종닭을 함께 잡는 태곤은 정겹기까지 하다. 이 세기말적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이렇다.씨발.
아 우울해 돌아버리겠어. 이토록 현실적인 영화라니. 영화는 좀 꿈이어야 하는거 아냐? 아니지 시궁창같은 현실은 그보다 훨씬더 척박한 꿈을 얼마든지 생산하지.
자리잡은 가족, 미애 뱃속의 아이 같은걸로 꾸며진 이 결말에서, 여전히 살아 꿈틀대는 희망 따위를 느낀 긍정적인 사람들이 부러워.
배우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가장 안타까운건 언젠가부터 밝고 경쾌하고 푼수같은 이미지를 가져버린 심혜진인데, 배우의 다양한 모습을 당연히 칭송하면서도 다시는 절망적으로 아름다운 ‘미애’의 모습을 볼 순 없을거라는 직감이 슬픈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얼핏 전혀 ‘조직적’이지 않은 범생얼굴의 한석규는 어색할법 하면서도 그야말로 ‘너무 순수해 물불 안가리는’ 순정남을 표현하기엔 결국 놀라운 캐스팅인 것이다.
배우 문성근의 이미지는 조직 보스로서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차카게살기엔 낭떠러지가 눈앞인 현실을 피할 도리 없이 마주하며 자란 생존형 보스는, 수많은 조폭 영화가 강요해 온 무식한 두목 이미지와는 다르게 오히려 일견 평범한 얼굴 속에 살기를 감추고 있는 딱 저런 모습일거다.
그외, 지금보면 초호화인 얼굴들(송강호, 정진영, 이문식)을 즐기는 재미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음. 사랑하는 이창동 감독님은 역시나 앞서가셔서 14년 전에 이런 저주받기 딱 좋은 걸작을 내놓으셨으니 그때 안본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까지 하다. 이 처절한 허무를 어렸을땐 어찌 견뎠을까 말이다.
한국의 ‘느와르’ 명찰을 붙이고 있는 작품들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명찰 달았어도 제대로 된 느와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없다고 본다;; <킬리만자로>, <달콤한인생> 정도?)
생각없이 봐도 故유영길 촬영감독님의 카메라 뒤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슬퍼서 미쳐버릴 걸작.
각본도 함께 쓴 오승욱 감독은 이 영화의 조감독을 거쳐 <킬리만자로>로 입봉을 했는데 당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먹히지 않았을지언정 참 멋있고 존경스런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강연에서 가끔 뵙는데 느와르, 악당 등에 본능적인 끌림을 갖고계신 삘이 난다.
안타까운건 (이후 많은 작품을 내놓은건 아니지만)아.직.도 우리나라 대중에게서 널리 환영받을 스타일은 아니라는건데, 끝끝내 타협하지 않은채 살아남아주기를 ‘무책임하게’ 바랄뿐이다.
그리고 이창동 감독님은..
사랑해요!아흑! 정말정말 사랑해요! 제 페이스북 ‘좋아하는거’에도 올려놨단말이에욤!
진짜 우리나라 영화작가 중 단연 일뜽!이세요. 아니 세계를 통틀어도 십뜽!안짝이세요. 흑!
+ 그나저나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은 아직도 잘되고 있나 갑자기 궁금하네. 한석규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져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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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23:09 [ ADDR : EDIT/ DEL : REPLY ]장진영이 그리워서 그랬나봐요ㅋ
2011/02/28 08:43 [ ADDR : EDIT/ DEL ]호적상 이름이든, 개명전 이름이든, 집에서만 부르는 이름이든.. 암튼 그런 비공식 이름이 있으면 기분이 괜찮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