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음. 뽑힘.
매달 따박따박 나오는 돈이 필요해 입사가 간절할땐 어떻게든 앞에 앉은 사람들에게 잘보이려는 생각뿐이다.
근데 회사에 있어보면 사람 뽑는것도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건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그 말은 물론 '가격 대비'이다.
줄 수 있는, 아니 주고싶은 돈은 요만큼인데 그 비용보다 뛰어난 능력자를 바라는. 뛰어나진 않더라도 적당한 사람마저도 찾기가 쉽지 않다는것.
지금의 이 회사에서 어쩌다보니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되었다.
처음 잠시는 약간 중압감이 들 수도 있는 인테리어의 대회의실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짝 얼어앉은 피면접자들을 대하는 동안 다양한 감정이 일었다.
각오는?
...어쩌고저쩌고......열심히 배우는 자세로....어쩌고저쩌고......많이 배우겠습니다.
계속 배우겠다고 하시면서, 희망연봉은 전 직장에서보다 높게 쓰셨네요.
...아....그건 희망일 뿐이고............
몸값을 올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이직'이라고 생각하세요?
....아아..아뇨 그건 아닙니다.
그럼 회사에 있는동안 몸값을 올리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열심히 일하고...... 배우고....
또 배우겠다시네^^
한달쯤 지나니 저런식의 대화를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암튼 저사람의 대답은 참 웃기긴 했다.
느긋하게 판단해도 되는 상황이다보니 그들과의 대화가 내게도 공부가 됐다. 이 회사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피면접자가 되는 일은 없을거라고 다짐하고 있지만 내 일을 하더라도 누구에겐가 좋은 평가를 받기위해, 아님 투자를 받기위해라도 조아려야 할 일은 있을테니 기억해두기로 한다. 연봉으로 매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스스로 낮추는건 역효과라는 생각.
그런데. 이런 생각은 잠시였고 여기서 얘기하려는건 면접관(=나)의 질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저딴 질문을 하고 앉았었다는 것에 웃음이 났다.
아니 내가 뭐라고. 나 역시 같은 노동자일 뿐이고 어떻게든 결정권자들의 눈에 띄어서 몇푼 더 받아보려 애쓰거나 주는 만큼만 일하면서 최대한 가늘고 길게 붙어있어보려 애쓰는 '노'일 뿐인것이다.
니가 이정도 연봉을 희망해도 된다는거야? 회사가 가르쳐주는데야? 회사 발전에 무슨 기여를 할건데? 뭘 내놔야지않아?
이런 질문을 하면서 순간 '사'측이 되었다는 착각을 했던거지.ㅎ
내가 일을 시키고 돈을 줄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동료를 뽑는 것이다. 만일 저 사람이 완벽한 면접을 치르고 무사히 입사하여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면 나를 제칠텐데?ㅎㅎ
하여.. 앉은 자리가 잠시 다를 뿐 내가 그들과 같은 입장이라는걸 잊지 않았다면 나보다 약간 못한 사람에게 '티 안나게'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면접관 자리에 있었지만 내가 했던 질문 역시 면접자의 대답이었다. 옆자리에 내 연봉을 좌우하는 이사님이 없었다면 질문도 달라졌을까. 내가 생각하는 솔직한 모범답안은 뭔가. 몸값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뭔가? 이직 맞다.하하하하하하!
웃기는군.
월급쟁이 신분을 유지시키는건 착각과 오해다.
회사가 원하는 대로 착각을 아주 잘 하고 계신다ㅎㅎㅎ
노동자의
월급이여!
유리지갑이여!
적금이여!
마이나스 통장이여!
아!!!!!!!!!!! 어서빨리 자영업자가 되어 탈세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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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게 만드는 시각이네요 ㅎㅎ 어찌됐든 사측과 노측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다르니깐요~
2010/07/13 02:07 [ ADDR : EDIT/ DEL : REPLY ]글구 저같은 경우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배우려고' 다녀요 ㅋ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회사를 다니거든요. 회사와 면접자의 적절한 협상이 면접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건방진가요 ;;
ps ) 전 보통 정치인이 쓴 글에 대해 편견( 부정적인 시각입니다.;; )이 있었는데요. 추전해 주신 청춘의 독서는 잘 읽었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 많아졌다는 것이 좋네요~ 다읽을때쯤 되면 다른 책 추천해주시겠죠~^^
직장생활 이제 좀 했다~ 싶을때가 되면 요령도 생기고 직장에 대한 기대치도 자연스레 현실적으로 낮아지고ㅋ 해서 그런 마음이 돼가는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ㅋ
2010/07/14 19:34 [ ADDR : EDIT/ DEL ]회사에서 일하는 그 자체가 자기에게도 '배움'이 되죠.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만 않으면 되겠죠. (본문의 특정 구직자가 말한 '배움'은 그런 의미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벌써 다 떼셨군요;; 저는 웃어요~님께 추천해드려놓고 미뤄두다가 어제야 뗐네요. 훌륭한 책이지요.
새로 들어간 책 있는데 진도 나가보고 괜찮으면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남의 블로그에 글쓰는건 처음인데.. 왠지 글남기고 싶어지는 블로그에요!
2010/12/16 03:37 [ ADDR : EDIT/ DEL : REPLY ]책때문에 들어왔다가 소개사진의 배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이끌려^^;
여러가지 글을 보게되었는데 공감가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 자주 오게 될듯 해요
취업을 앞둔 입장이라.. 면접자, 면접관의 입장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왠지 모르겠지만 좀 끌리는'이라는게 참 기분 좋은 말이란걸 알았네요^^ 고맙습니다. (사무실 배경의 사진을 걸고싶진 않았지만 그나마 실물과 가장 다르게 나온거라ㅠ)
2010/12/16 20:06 [ ADDR : EDIT/ DEL ]취업하실때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면 기쁘겠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입장을 달리하여 그 상황에 있어보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말씀 감사합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