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rmur2010/06/18 17:54

블로그의 쓰기 창을 열어놓은 채 바로 쓰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예전에, 뭔가 이슈가 있어 얼굴 벌건채로 게시판에서 바로 써제끼다가.. 저장하기 직전 다운되면서 글 날려먹는 일이 종종 있었던 시절, 그리고 그럴 용기도 있었던 시절에 만들어진 버릇인것 같은데.
자동저장을 해주는게 정상인 요즘의 웹환경에선. 이건 정말 약점이다. 뭔가 지껄여대고 싶은 것들이 수시로 생겨도  그걸 바로 활자화 하지 않고  뭔가 조용하고 차분히 생각하며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때까지 미루다보니 글이 한달에 한개꼴인게다.

나름 많은 공상과 쓰잘데기 없는 잡생각을 하며 사는 나, 이것저것 보이는것 마다 불만 투성이인 나를 본다면,
트위터가 나에게 딱 맞는 서비스여야 한다.
그러나 트위터는 지금의 나한텐 맞지 않다. 팔로우가 많아질수록 그 숨가쁜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좋은하루~" "전 지금 퇴근해요~" 따위 말까지도 다 읽어야 하는게 너무나 소모적이고, 생각을 오래 하지 않고 그런식으로 순간순간 내뱉는 말에 전혀 익숙하지가 않은 것이다.
누가 트위터를 소통의 도구라 했던가. 팔로우가 어느정도 늘어나면 소통보다는 방송의 도구로 변하는것을. 100% 맞팔로우를 해주는 사람들(주로 정치인)도 어찌보면 전혀 고맙지 않다.
트위터로 하루죙일 말하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을 오래하지 않고 배설한다는 의미까진 아니다. 아니, 배설의 일종인 말들도 그속엔 많이 있을것이고 좋은 일이다. 그러자고 만든 서비스니까.
'자주 말하는것'이 언제나 '생각을 짧게 한다'는 것의 방증은 아니라는 걸 머리로 알기 때문에, 나도 이제 좀 그렇게 하고 싶다는 부러움이 있다.
자주 말하고 싶다. '손말' 말이다.

지금, 이 블로그를 그래도 몇년 유지해오는 동안 거의 처음으로, 글쓰기 창을 열고 바로 써갈기고 있는건데 아주 어색하고 많이 불안하고 이런식으로 입에서 나오는대로 싸질러도 되는건지를 걱정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볼때, 시간이 느긋할때 커피를 가져다놓고 조명을 낮게 하고 워드를 열어 원하는 폰트로 직접 착착 저장을 해가며 쓴 글과, 생각나는걸 곧장 손으로 말해버린 글의 수준(=스스로의 만족도&댓글 수 등의 외부반응) 차이에 그런 '사전준비'가 기준이 되진 않았다. 오히려 후자가 더 마음에 들때가 많고, (원했던건 아니지만)추천수 대박도 난다.
특히, 영화를 보았을땐 세시간 이내에 나불나불 불어버리지 않으면 실감나는 감상문을 갖기란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 영화를 다시 꽤 보고 있음에도 글이 하나도 없는거다!

실례로, 며칠 지나 쓰는 영화감상문은 요따구가 된다.
"유령작가 재밌더라" ;;;;;


참,
"거의 중후하기까지 한 이완맥그리거 보니 트레인스포팅 시절이 너무나 그립더라" 요만큼 추가할 수는 있겠다.;;


아무말이나 막 하는 습관을 들여봐야겠다, 블로그질을 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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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니

    괜찮은데요... 응원을 보냅니다...
    (글좀 자주 올려바바.. 난 블질 안해..ㅋㅋ)

    2010/06/25 16:53 [ ADDR : EDIT/ DEL : REPLY ]
    • 흠.. 예전에 내가 티스토리 초대권을 나눠드리고.. 블로그 개설된것까진 확인했던 기억이 나는데..ㅎ

      2010/06/29 09:30 [ ADDR : EDIT/ DEL ]
  2. 아주 좋은 기사.

    2010/08/21 04:5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