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2009/11/28 01:00


.. 2004년 아사노의 감독 데뷔작을 드디어 목도했군.

카메라 뒤의 미친 아사노를 사랑한다.

이 불가해한 옴니버스 영상을 보는동안, 무엇보다 아사노의 시선과 같다는게 기분 좋았다.


. 칼. 그래피티. 만담. .. 이 다섯가지가.. 하나하나 감각으로 느끼기 바쁘게 연속되는데..

이 전체를 보면 아사노는 아름다움을 모았단 느낌이 든다. 새가 활공하는 강렬한 애니메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될땐 계속 이러면 어쩌지..’ 생각뿐이었는데ㅎ  하나씩 더해지면서 생각할것 없이... 그냥 모두 아름답구나로 수렴해갔다.

 

콘트라스트가 엄청나게 강한 숲을 배경으로 거의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두 남녀가 긴칼을 주요 소재로 무언극을 펼친다. 뭐 이해해볼 엄두는 내지 않는게 감독에 대한 예의일것만 같다. 아사노도 죽은 모습으로 잠깐 등장한다.

세번째는 그래피티 예술가들의 작품활동을 뮤직비디오처럼 강렬하게 구성했다. 그들의 경지에 이른 스프레이질도 아름답다고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 감각적인 편집과 사운드가 아사노가 음악인임을 일깨웠다.

 

두 노인의 만담 무대가 펼쳐진다. 20분 계속되는 이 만담쇼를 고정된 카메라로 단순히 비춘다. 말의 속도가 장소팔 고춘자 커플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데 그렇게 쉴새없는 말이 쏟아지고 나면 그 두 노인이 창밖을 말없이 응시하는 장면이 흑백으로 몇초 보인 후 멈춘다. 소리와 침묵이 극명하다.

할아버지들의 만담중엔 이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생각할수록 잘 만든 대사야..
 

할배1 : 건강은 정말 소중해.

할배2 : 그럼그럼. 목숨보다 소중하지.


 

아름다움의 절정은 마지막.. 그 남자 무용수의 춤사위다.

노을진 해변에서 빛을 등진 몸의 움직임. .. 남자 무용수의 몸짓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걸 알았다. (긴 가운 입어서 몸은 거의 안보인다. 아쉽ㅋ)

 

한마디로 몽롱하다. 만담때 잠깐 깨어났다가 다시 꿈속. 그야말로 dreamy의 결정체다.

아사노의 이 야리꼬리한 정신세계를 사랑한다 진짜!


 

... 근데... 일본 런타임은 62분인데... 12분은 어디로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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